KIM Tae-hee
몇 년 전 제주 오름에 올라 억새가 바람에 여러 갈래로 나부끼는 걸 보면서 지구에 부는 바람과 우리가 숨 쉬는 공기는 서로 같다는 걸 느낀 적이 있었다.
공기 없이 살 수 없듯이 바람 없이 우리 인간은 살지 못하리라. 나는 그런 바람에 대한 주제를 표현하고 싶었다.
나의 그림 속에는 여러 형태의 사각형이 또는 기하학적인 형태가 있다.
각기 다른 사람의 얼굴이나 대화에서 어떤 방향의 바람이 부느냐에 따라서 모습, 감정, 사랑,
행복, 불행이 리듬을 타면서 흘러간다는 걸 나는 말하고 싶었다.
중첩되는 여러 색에서, 깊은 내면의 세계와 반복되는 형태의 과정에서
강한 바람 얕은 바람 다양한 바람이 불고 우리는 흔들린다. '바람이 분다. 살아봐야겠다.' 시인 폴 발레리도 노래했듯이.